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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

혈액 성분

by 서모찌 2024. 4. 14.

포유류의 혈액은 일종의 결합조직이라 할 수 있다. 혈장(plasma)이라는 액체성 기질과 그 안에 떠다니는 세포들로 구성된다. 염류와 단백질들이 삼투조절, 운반, 방어의 기능 등을 수행하는 혈구세포들과 혈장에 녹아있다. 또한, 원심분리를 통해 세포성 요소를 분리해 보면 전체 혈액의 약 45%에 해당하는 부피를 차지하고 나머지는 혈장이다.

혈장에 녹아 있는 용질성분 중 많은 부분이 이온 상태의 무기염류로서 혈액 전해질이라고도 불린다. 혈장은 90%가 물로 구성되어 있지만 녹아 있는 염(salt)들도 혈액의 중요한 성분이다. 어떤 이온들은 혈액의 완충작용을 도와 사람의 경우 pH가 7.4를 유지하도록 도와준다. 염들은 또한 혈액의 삼투압을 유지하는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혈장내 이온의 농도는 세포 사이액의 이온 농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데, 이는 근육이나 신경의 정상적인 작동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이 작동을 다 하기 위해선 혈장 전해질의 농도가 매우 좁은 범위 안에서 정확하게 유지되어야 할 것이다.

혈장 단백질들의 역할은 첫째, pH의 변화를 막는 완충제 역할을 하고 둘째, 혈액과 세포사이액 간의 삼투 균형을 유지하며 셋째, 혈액의 점성이 생기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특정한 단백질들은 부가적인 기능을 갖는다. 예컨대 면역글로불린, 즉 항체는 우리 몸을 공격하는 바이러스나 다른 외인성 물질들과 전투를 치르기도 한다. 또 어떤 것은 지질을 보호하여 물에 잘 녹지 않는 지질이 단백질과 결합하여 혈액에 잘 녹아 이동하도록 도와준다. 세 번째로는 혈액응고와 관련된 것으로, 혈관이 손상되었을 때 혈액이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상처를 막는 플라크 형성을 도와준다. [혈장에서 이러한 응고 인자들이 제거된 것을 혈청(serum)이라 부른다.]

혈장에는 이밖에도 몸의 한 부위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물질들이 많이 존재하는데 영양성분이나 노폐물, 호흡 기체들, 호르몬 들이 있다. 혈액내 단백질의 농도가 훨씬 높은 것을 제외하고는, 혈액과 세포사이액은 그 구성성분이 거의 비슷하다.

혈액에는 크게 두 종류의 세포가 있다. 적혈구는 산소를 운반하는 역할을 담당하며, 백혈구는 면역방어에 관여한다. 혈액에는 또한 세포의 작은 조각들로서 혈액의 응고에 관여하는 혈소판(platelet)이 포함되어 있다.

적혈구( red blood cell, erythrocyte)는 혈액에서 가장 많이 발견되는 세포이다. 사람 혈액의 1 uL 안에는 약 500~600만 개의 적혈구가 있어, 전체 5 L의 혈액에는 이 세포가 25조 개나 있는 셈이다. 적혈구는 구조와 기능의 밀접한 관계를 잘 보여주는 예이다. 이들의 주된 기능인 산소의 운반은 세포막을 통한 산소분자의 빠른 확산 이동으로 이루어진다. 적혈구는 양면이 오목한, 즉 바깥쪽보다 가운데가 얇은 작은 접시 모양(직경이 약 7~8 um)을 하고 있다. 이 혈태가 넓은 표면적을 제공하여 세포막을 통한 O2의 확산 속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 포유류의 적혈구에는 핵이 없는데 이로써 한 세포 내에 보다 많은 양의 헤모글로빈(hemoglobin)이 채워질 수 있게 된다. 헤모글로빈은 산소운반 단백질로서 철이온을 포함하고 있다. 적혈구에는 미토콘드리아도 없는데 그 결과로 적혈구에서는 무산소 대사 과정을 통해 ATP를 생성한다. 만약 적혈구가 자신이 운반하는 산소를 소모한다면 산소의 운송 면에서는 비효율적일 것이다.

혈액에는 크게 다섯 종류의 백혈구(white blood cell, leukocyte)가 존재한다. 이들의 주된 업무는 감염과 싸우는 것이다. 즉, 박테리아나 자기 몸의 죽은 세포 조각 등을 식세포작용을 통해 먹어치우는 역할을 담당한다. 림프구의 경우는 B세포와 T세포로 분화하여 외부로부터의 침입물질에 대하여 면역반응을 일으킨다. 대부분의 백혈구는 혈관 밖 세포 사이액이나 림프액에서 우리 몸에 들어오는 침입자들을 감시하면서 생활한다. 혈액내 백혈구 숫자는 1 uL 당 약 5,000~10,000개 정도인데, 몸에 염증반응이 생길 경우 일시적으로 훨씬 많은 숫자를 보이기도 한다. 적혈구와는 달리 순환계 밖에서 세포사이액이나 림프계를 순찰하고 있는 백혈구를 발견할 수 있다.

혈소판(platelet)은 골수에 있는 특수한 세포의 세포질 일부가 불거져 떨어진 조각이다. 직경이 2~3 um 정도이고 핵이 없다. 혈소판은 혈액 응고에 구조적인 그리고 분자 기능적인 역할을 한다.

혈액 내에는 파손된 혈관을 막아주는 성분이 있어서 베이거나 긁히는 정도로는 생명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 혈관의 파손에 의해 혈소판을 유도하고 혈액내 응고성분들이 엉겨 붙도록 만드는 단백질이 노출된다. 응결체 혹은 밀본제 성분은 불활성화 상태인 파이브리노젠(fibrinogen)의 형태로 존재한다. 혈관이 파괴된 것에 반응하여 혈소판이 혈액응고 인자를 방출하며, 이에 의해 파이브리노젠을 파이브린(fibrin)으로 전환시키는 효소, 즉, 트롬빈(thrombin)이 형성된다. 새로 형성된 파이브린은 섬유처럼 엉켜 응고를 유발한다. 트롬빈은 또 트롬빈 형성 효소를 활성화시켜 양성되먹임의 작용으로 혈액응고를 완수한다. 혈액의 응고과정에 문제를 일으키는 유전적 돌연변이는 혈우병을 유발하는데, 이 병의 특징은 간단한 상처나 내상에도 많은 양의 출혈을 발생하는 것이다.
평소에는 혈액 내에 응고 방지물질이 존재하여 자발적인 혈액응고를 억제하고 있다. 하지만 때때로 혈관 내에서 혈소판의 덩어리나 파이브린 응결체가 생성되어 혈액의 흐름을 차단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응결체를 혈전(thrombus)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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